
밤에 자꾸 깨는 울음이 시작되면, 마음 한구석이 먼저 긴장부터 합니다.
그 작은 변화가 ‘이앓이’인지, 다른 불편함의 신호인지 구분할수록 돌봄은 훨씬 단단해집니다.

① 이앓이, 월령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는 이유
이앓이는 “치아가 나면서 생기는 불편감”을 통칭하지만, 같은 이앓이라도 6~8개월과 10~12개월은 몸의 리듬과 생활 환경이 달라 증상이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6~8개월은 ‘첫 치아’가 등장하는 시기라 아기가 처음 겪는 잇몸 압박감이 크고, 10~12개월은 이미 여러 경험이 쌓여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더 다양해집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동시 진행 이벤트’입니다. 6~8개월에는 뒤집기, 앉기, 이유식 시작 등 변화가 많아 수면이 흔들리기 쉽고, 10~12개월에는 기기·서기·첫걸음 시도처럼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피곤 누적이 커집니다. 이때 이앓이가 겹치면 밤중 각성이 늘거나, 낮에 유독 보채는 모습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이앓이로 알려진 대표 신호는 침 흘림 증가, 손가락·장난감 깨물기, 잇몸을 문지르는 행동, 평소보다 예민함, 수유·이유식 거부 또는 들쭉날쭉한 섭취, 잠투정입니다. 다만 고열이나 심한 설사, 호흡기 증상은 이앓이 단독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같은 시기에 감기나 장염이 겹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치아가 올라오는 과정은 ‘잇몸 안쪽 압력 → 잇몸 표면 자극 → 치아가 비치며 잇몸이 단단해짐’으로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아기는 불편을 “울음”으로만 말하지 않고, 더 잘 깨물고 더 자주 안기려 하고, 갑자기 특정 자세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월령별로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NHS 치발(Teething) 안내 — 치발 증상,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완화 방법과 주의 신호를 정리합니다.
- HealthyChildren(AAP) 치아·치발 정보 — 미국소아과학회 계열 정보로, 치발 시기의 관리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② 6~8개월 이앓이: 첫 치아가 주는 ‘낯선 불편’의 패턴
6~8개월은 많은 아기에게 “첫 치아가 올라오는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특징은 불편감 자체보다 아기가 처음 겪는 감각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울음이 갑자기 커지거나, 평소와 달리 안아줘도 달래기 어려운 순간이 생기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침이 많이 늘고 턱 주변에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침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축축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피부 장벽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손으로 잇몸을 긁는 대신, “무언가를 더 강하게 깨무는”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수유·이유식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잇몸이 부어오르면 빨기 동작이 불편해져, 분유나 모유를 먹다 말고 고개를 돌리거나, 이유식을 한두 숟갈만 먹고 거부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시기엔 이유식 자체가 낯설어 “맛·질감 거부”와 섞이기 쉬우니, 이앓이로 단정하기보다 다른 신호(침·깨물기·수면 깨기)를 함께 보세요.
밤잠에서 자주 깨는 패턴이 나타나면 보호자는 “수면퇴행인가?”를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실제로 6~8개월은 발달 변화가 수면에 영향을 주는 시기이기도 해서, 이앓이와 수면 변화가 겹쳐 보채는 강도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밤마다 계속”이라기보다, 2~5일 정도 파도처럼 심해졌다가 잠잠해지는 흐름이 흔합니다.
③ 10~12개월 이앓이: 앞니 이후 ‘생활반경’이 커진 아기의 신호
10~12개월은 아기가 이미 앞니를 경험했거나, 여러 치아가 순차적으로 올라오는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의 이앓이는 “잇몸 불편” 자체만큼이나, 활동량 증가로 인한 피로와 분리불안 같은 정서 변화가 함께 나타나면서 증상이 더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행동 신호가 더 명확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6~8개월에는 ‘전반적인 보챔’이 두드러진다면, 10~12개월에는 특정 행동이 늘어납니다. 가령 엄마·아빠의 옷을 잡아당기며 안기려 하거나, 평소 잘 먹던 반찬만 골라 먹고 다른 질감은 거부하는 식으로 “선택적 반응”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10~12개월은 자기주장이 생기고, 한 번 싫다고 느낀 것을 다시 시도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이때 이앓이가 겹치면 양치(잇몸 닦기) 거부가 확 늘거나, 컵 마시기·스푼 잡기 같은 새로운 시도를 갑자기 밀어내기도 합니다. 보호자는 “버릇이 나빠졌나?”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불편한 감각을 회피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수면은 ‘자주 깸’보다 ‘잠들기까지 오래 걸림’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낮에 많이 움직이면 밤에 깊게 잘 것 같지만, 치아 불편감이 있으면 뒤척임이 늘고, 잠들기 전 붙잡고 늘어지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10~12개월은 낮잠 횟수가 줄어드는 과도기라, 낮잠이 밀리면 이앓이 불편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챔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흐름이다. 며칠간 불편이 치솟았다가 가라앉는 리듬이 보이면, 돌봄은 더 단순해진다.”

④ 6~8개월 vs 10~12개월: 증상 비교표와 헷갈리는 포인트
두 월령 모두 침·깨물기·보챔이 공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어떤 장면에서 심해지는지”가 다릅니다. 6~8개월은 낯선 감각에 대한 놀람이 커서 전반적으로 예민해지고, 10~12개월은 이미 경험이 있어도 활동·정서 변화가 섞이며 특정 상황에서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보챔 양상 — 6~8개월: “이유 없이 갑자기” 커짐 / 10~12개월: “안아달라·떼쓰듯” 목적이 보일 때가 많음
- 수유·식사 — 6~8개월: 빨기 자체가 불편해 중간에 멈춤 / 10~12개월: 특정 질감·특정 음식만 선택적으로 거부
- 수면 — 6~8개월: 밤에 자주 깨며 달래기 어려움 / 10~12개월: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거나 분리불안과 결합
- 피부/침 — 6~8개월: 턱 발진이 더 흔함 / 10~12개월: 침은 줄어도 깨물기 행동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
- 돌봄 포인트 — 6~8개월: 자극 줄이고 안정감 주기 / 10~12개월: 루틴 유지 + 대체 행동 제공(치발기, 부드러운 간식)
헷갈리는 대표 포인트는 “열”입니다. 치발 시기에 미열처럼 느껴지는 체온 상승을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38℃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축 처짐이 동반되면 이앓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또 “설사” 역시 치발과 같은 시기에 흔히 겹치지만, 수분 섭취가 떨어지고 기저귀 횟수가 확 줄면 별도 원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기가 말 대신 몸으로 보내는 신호는 늘 복합적이다. 하나만 보고 결론 내리기보다, 같은 신호가 며칠 어떻게 반복되는지 보라.”
⑤ 월령별 케어 루틴: 낮·밤·외출 상황별로 다르게
케어의 핵심은 “통증을 없애기”보다 불편을 견딜 수 있게 환경을 조정하는 데 있습니다. 월령별로 잘 먹히는 방식이 다르므로, 같은 치발기라도 타이밍과 사용 방법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6~8개월과 10~12개월 모두에 적용되지만, 강약을 다르게 주면 좋은 루틴입니다.
- 낮(보챔이 시작될 때)
6~8개월: 조용한 공간으로 이동→시원한 치발기 3~5분→짧은 안아주기→놀이 전환.
10~12개월: 치발기 제공→손에 쥐고 씹을 수 있게 두기→책/블록처럼 “집중 놀이”로 전환해 불편을 잊게 하기. - 식사(거부가 있을 때)
6~8개월: 미지근한 죽·퓨레로 자극 최소화, 한 끼 양을 줄여도 총 수분을 챙기기.
10~12개월: 선택 거부가 심하면 ‘하나만 먹어도 되는 메뉴’를 준비하고, 나머지는 작게 곁들이기(성공 경험이 중요). - 목욕 후(피부·침 관리)
턱·목 주변은 물기 제거를 먼저 하고, 보습은 얇게 여러 번. 침받이는 젖을 때마다 교체해 마찰을 줄이기. - 밤(잠투정이 심할 때)
조명 낮추기→소리 자극 줄이기→같은 문장으로 안심시키기(예: “여기 있어, 같이 자자”). 10~12개월은 분리불안이 섞이므로, 잠들기 직전 ‘잠자리 신호’를 더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외출 시에는 아기가 더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는 불편감이 커지고, 보호자도 “달래기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이때는 치발기 1개+부드러운 간식 1개+여벌 침받이만 챙겨도 변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또 하나, 10~12개월 아기는 무엇이든 입에 넣고 탐색하므로 위생이 더 중요해집니다. 치발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면 물티슈로만 닦아 다시 주기보다, 가능한 한 세척 후 사용하세요. 바쁜 날에는 “치발기 2개 로테이션”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⑥ 병원 상담이 필요한 신호: 이앓이로만 넘기지 않는 기준
이앓이는 흔하지만, 모든 불편을 이앓이로 묶으면 필요한 진료 시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10~12개월은 외부 접촉이 늘어 감기·중이염·장염이 동반되기 쉬워, “치발기만 주면 괜찮아지던 방식”이 갑자기 통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음 신호가 있으면 소아과 상담을 권합니다. 38℃ 이상 고열이 이어지거나, 아기가 축 처지고 눈빛이 흐리며, 수분 섭취가 크게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또한 구토가 반복되거나, 설사가 심해 기저귀가 거의 젖지 않는다면 이앓이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귀를 자주 잡아당기고 울음이 날카로워졌다면 중이염 같은 통증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잇몸이 붓는 것과 귀 통증은 아기에게 ‘얼굴 주변 불편’으로 비슷하게 느껴져, 보호자가 이앓이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밤에 눕히면 더 심하게 우는 패턴이 반복되면 더욱 체크가 필요합니다.
- 고열 — 38℃ 이상이 지속되거나 해열 후에도 반복됨
- 탈수 의심 — 반나절 이상 소변이 거의 없고 입술이 마르며 처짐이 심함
- 호흡기 증상 — 숨소리 거칠어짐, 쌕쌕거림, 심한 기침 동반
- 피부/구강 이상 — 입안 궤양, 잇몸 출혈이 반복되거나 하얀 막처럼 보이는 병변
- 극심한 울음 — 2시간 이상 달래지지 않거나 통증 울음이 지속

✅ 마무리
6~8개월의 이앓이는 ‘처음 겪는 낯섦’이 크게 작용하고, 10~12개월의 이앓이는 ‘활동·정서 변화와 결합’해 더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이앓이라도 달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하고, 월령이 올라갈수록 “대체 행동”과 “루틴 유지”의 힘이 커집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완벽한 해결보다, 아기가 안전하게 불편을 통과하도록 돕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침·깨물기·수면 패턴이 며칠간 출렁였다가 가라앉는다면 이앓이 가능성이 크고, 고열·처짐·탈수 같은 신호가 보이면 미루지 않고 상담하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불편이 지나가면, 아기의 웃음은 한 칸 더 자라난 표정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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